[논평] “아가씨” 호칭은 틀렸다. 답은 “알바노동자”다.

3기알바연대
2022-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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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아가씨” 호칭은 틀렸다. 답은 “알바노동자”다.

 

최근에 알바노동자에게 “아가씨”라는 호칭을 사용했다가 욕을 먹어서 당황했다는 이야기가 기사를 통해 확산되었다. 일부 사람들은 “아가씨”가 사전에 기록된 의미로 젊은 여성을 높여 부르는 말인데 그게 왜 문제가 되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사전을 편찬해내는 국립국어원에서는 ‘나이 차이나 손님으로서 갖는 사회적 힘의 차이를 드러내려는 의도로 보일 수 있는’ “아가씨”, “젊은이”보다 ‘직원과 손님 사이라는 사회적 관계를 직접 드러내지 않기 때문에 모두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는’ “여기요”, “저기요”라는 표현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아가씨” 호칭이 틀린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 사건에는 호칭의 문제를 넘어서는 문제가 있다. 바로 인식의 문제이다. “아가씨”, “젊은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는 것은 자신의 말을 듣는 상대방을 노동자로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나이가 어린 여성 또는 남성으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비슷한 사례가 송영근 전 국회의원의 과거 “하사 아가씨” 발언 논란이었다. 여군 성폭행 문제에 대해 발언하던 중 송영근 전 국회의원은 “하사 아가씨”라는 망언을 내뱉어 엄청난 비난을 받고 직접 여군들에게 사과했었다. 여군을 군인이 아닌 나이가 어린 여성으로 인식했기 때문에 나온 망언이었던 것이다.

 

얼핏 다른 문제일 거라고 생각하기 쉬운 알바노동자에 대한 폭행 사건도 인식의 문제에서 보면 호칭 사건과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 8월에 있었던 마스크 착용을 요구한 편의점 알바노동자에 대한 폭행 사건도 결국은 상대방을 아랫사람으로 인식했다는 점에서 같은 맥락의 사건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인식을 어떻게 바꿔나갈 수 있을까?

 

알바연대는 출범했을 때부터 이 문제에 대한 대책을 제시했다. 알바연대 권문석 전 대변인은 우리 사회에서 통용되던 “알바생”이라는 표현을 “알바노동자”로 바꾸자고 말했다. 여러 언론에서 “알바생”이라는 표현을 사용할 때마다 “알바노동자”로 정정해 줄 것을 요청했었다. 단순히 쓰여진 표현을 바꾸는 문제가 아니라 그 표현이 상대방을 어떻게 인식할지를 결정하기 때문에 행해진 조치였다. 오늘날, 알바노동자의 연령대가 다양해지면서 “알바생”이라는 표현은 많이 줄었지만 여전히 상대방을 하대하는 호칭들이 사용되고 있고 그 정점에 있는 것이 “아가씨”, “젊은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실생활에서 호칭으로 “알바노동자”를 사용하는 것은 다소 어색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앞에 있는 존재가 나이가 어린 여성 또는 남성이 아닌 “알바노동자”라는 인식이 사회 전반적으로 확산되면 “알바노동자”는 더 이상 어색하지 않은 호칭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자리잡은 호칭은 다시 “알바노동자”에 대한 인식을 강화시킬 것이다. 당장 “알바노동자”라는 호칭이 어색하다면 “아가씨”, “젊은이”, “학생” 등의 표현을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부터 그 변화를 함께 시작하자.

 

2022. 09. 07

알바연대 대변인 홍종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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